[소식지] KT의 위기, 조직 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

KT새노조소식16 Comments

 

지금 KT 내, 외부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고, 황창규 회장이 자신했던 해외 사업 매출도 감소했다. 게다가, 해외 투자자의 영향이라고는 하나, 시가총액마저 LG U+에 추월 당해, 많은 구성원들이 충격을 받았다.

 

 

기업의 위기에는 여러 수준이 있을 수 있다. 일시적 실적 부진도 있고, 비윤리적인 CEO로 인한 경영 위기도 있다. 그러나 지금 KT의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것이며 그래서 단순히 회장만 교체하면 나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위기의 원인은 KT만의 핵심기술이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인공지능이나 컨텐츠 등 핵심기술로 신규시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데 비해 KT의 행보는 불투명하다. 기가아이즈를 전략상품이라고 내놓고 실적 압박을 하는 실정이니, 직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이제는 냉정하게 과거 재계 순위 10위권 안에 들던 KT의 위기 원인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그 대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의 실패

민영화 이후, KT의 경영전략은 문어발식 M&A를 통한 매출확대였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에 바쁜 낙하산, 먹튀 경영진의 한탕주의 때문에 KT는 사들인 계열사마다 적자를 보는 ‘마이너스 손’이 되었다. 신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민영화 초기부터 20년 이상 동안 KT의 최우선 과제는 감소하는 유선전화 수익을 대체할 신규 비즈니스 개발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KT의 돈만 사라지게 만든 무수한 신규 사업 실패 리스트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 때 세계 최초의 로봇 서비스임을 내세웠던 키봇, 한국판 유튜브를 만든다던 두비두, KT가 포털과 메일링 서비스를 표방했던 파란 등은 이미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렌탈업과 통신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올린다던 KT렌탈은 지금은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이 되었고, 복잡한 카드로 각종 혜택을 스마트폰 속에 모두 넣어준다며 무섭게 광고를 몰아 치던 클립 서비스도 흐지부지된 게 현실 아닌가!

 

 

이 모든 게 단순히 낙하산 경영진의 탓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민영화 이후 단기주의적 한탕 경영이 횡행하면서 쇼맨십이 있고, 사내정치에 능하기만 하면 그 임원은 사업이 망해도 승승장구하는 엉망인 조직문화와, 실패한 사업 경험이 축적되지 않고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시스템에 있다.

그 결과로 KT는 유행을 타고 각기 다른 부서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우후죽순 내놨다가, 소리없이 서비스를 종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인력 구성에서는 정권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은 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전문성 부재와 단기 성과에만 목을 매는 먹튀 임원이 넘쳐나게 됐다. 결국, KT는 손댄 사업은 많으나, 축적된 기술력이나 경쟁력은 없고, 자산만 줄어든 회사가 되었다.

 

비용절감 경영의 한계

KT 경영의 또다른 한 축은 비용절감이다. 특히, 회사의 조직 관리는 인원 줄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였고, 그래서 늘 국내 최대규모로 구조조정 기록을 갱신해왔다. 그 마지막이 2014년 8300여명 명예퇴직이다. 인력 감축이 최우선인 구조조정을 위해서 KT는 명퇴 거부자들을 관리, 감시하는 조직을 강화해 왔다. 그 덕분에 비록 노동인권 탄압 기업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그래도 경영진이 의도한 인력감축은 늘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이후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은 한계에 다다랐다. 더이상 강압적 노무관리로 명예퇴직을 종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도 조직관리를 위한 그 비대한 관리자 조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현업에서는 심지어 일하는 사람은 없고 일시키는 사람, 감시하는 사람만 넘쳐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KT그룹은 본체는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한편, 계열사에 서비스 업무를 넘기고 저임금으로 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취했다. 실제로 계열사 KTCS는 평균임금이 KT의 1/4 수준이며, 근속연수는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KT계열사는 저임금, 열악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직원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소위, 마른 수건 쥐어짜기 전략이 한계에 달한 것이다.

 

 

비용절감 경영의 역풍

이런 KT의 비용절감 중심 경영은 부작용을 낳아 오히려 비용 요인이 되었다. 구조조정을 위한 상시 감시 체제를 구성하느라, 비대해진 관리자 조직과, 어용 노조 조직, 그리고 노동인권 침해 사례를 고발하는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대관, 홍보 조직 등 일하는 직원보다 관리, 감시자가 더 많은 기형적인 조직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감시체계에서 업무는 수동적인 하향식 목표 할당과 취합 형태로 단순화 됐고, 경직되고 보여주기식 기업문화가 고착되었다. 게다가 단기 실적 위주의 보여주기식, 불법, 허수영업까지 만연해 회사가 병들어 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런 조직에 절망감을 느낀 의욕과 능력이 있는 직원과 신입직원이 줄줄이 퇴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KT에는 관리자와 일 안 하는 직원만 남겠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KT 대개혁: 상향식, 수평적 조직, 성장동력 확보

우리는 이대로 KT가 망가져가는 걸 손 놓고 보고만 있어야 할까? 우리는 경영진에 요구해야 한다. 직원을 무시하고 수동적으로 취급하는 관리조직을 대폭 슬림화해서, 일하는 직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불필요한 본부, 지점을 통합해서 관리자를 대폭 줄이고, 직원 상향평가를 통해서 일 안하고 문제 있는 임원, 팀장을 대거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일 하는 직원이 인정받고 보상받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직원 상호평가를 강화해서 실제 일 잘하는 직원과 일 안 하는 직원을 가려내면 된다. 또한, 업무방식을 수직적, 하향식 지시에서 수평적, 상향식 소통으로 개편해서, 문제 해결에 동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창의적인 기획이 나오게 해야 한다.

당장 조직개편 단호하게 하자. 무작정 사람 줄이는 조직개편 말고 소위 조직 관리한다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조직과 그 관리자 수를 줄이는 조직개편 하자! 지역본부, 지점 모두 없애라!

상향식 평가 당장 도입하자! 일은 안 하면서 오히려 일하는 사람들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이들에 대해, 이제는 일하는 사람들이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상향식 평가제 도입해야 한다.

이런 정도의 개혁이 담보되지 않는 한 KT의 미래는 지금의 답답한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16 Comments on “[소식지] KT의 위기, 조직 개혁 없이는 미래가 없다”

  1. 희망없는 회사 희망퇴직이나 받아서 퇴직금이나 좀 두득하게 받아 새출발 할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 구구절절 옳은 글입니다
    직원 2~3명에 팀장이라
    그것도 능력있는 팀장이면다행
    일은뒤전 감시,상부엔 아부
    아래엔 갑질…

  3. cs컨설팅팀장과 cm팀 감리가 하루종일 출발 인터넷 개통건수 – 마지막 개통건수 가지고 신규 개통건수만 보고 있는데 (둘중 한명은 없어도 되는 인원..) 인터넷 신규는 무조건 모든 스케쥴 표를 뛰어 넘고 당일개통 해야하고 .. (그럴러면 스케줄표는 무슨 의미가 있음..)
    정말 중요한게 먼지 모르고 쓸데 없는데만 힘쓰는 현장을 모르는 사무실 펜 대가리가 굴리는 회사.. 먼가 변화가 필요하다

  4. 지사에서 500건 영업 할당건수 내려주면 밑에서 1/n해서 그거 맞추라고 관리자들이 gr하는 회사..
    그것이 조직 생활이라고 정당화 하며 자기 살기위해 gr하는 팀장.. 하지만 그 500건에 대한 대책은 없는 회사..(그냥 gr만 함..) 그게 kt의 현실

  5. 정확한 지적입니다.
    KT의 계열사들은 이런 KT구조를 지탱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어 있습니다.
    KTS를 변화시킬수 있는건 오로지 KT를 통해서 뿐입니다.

  6. 일안하는 사람이 더문제임
    지사에 팀에 2~3명 정도임
    조직 너무 방대하고,부장이상
    수를 줄여야 한다.

  7. 서울교통공사인사비리는 과거 kt인사비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과거부정채용된 직원을 공소시효가 지나 직권면직처분할 수 없다면 다른 불이익이라도 줘야 한다.그동안 잡초들이 영양분 다 빨아 먹는 바람에 정작 곡식이 제대로 크지 못했다.지금이라도 제초제를 뿌려야 곡식이 자랄수있다.

  8. 썩어빠진 낙하산들아
    Its때가 행복했단다.
    Kts라고 말만 그룹사지 영업만 하라고 하지 본체가 해준게 뭐냐 . 본체 직원과 급여차이나 복지등이 개그지같이 차이나고 이딴게 그룹사냐

  9. 맞습니다 ㆍ
    시키고 감시하는 간부들 줄이고 일하는 직원을 늘 려야 합니다ㆍ1개팀의 인원은 10 ~12명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ㆍ
    KT새노조 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서 새로운 KT가 되도록 부탁드립니다 ㆍ
    고생들 많으십니다

익명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