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잦은 사건, 모그룹 의식부터 변화해야 –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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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조범현 kt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사진=kt)
경기 전 조범현 kt 감독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사진=kt)
 
 
[엠스플뉴스] kt에 또 악재가 터졌다. 이번엔 ‘음란 행위’다.
 
kt는 7월 13일 보도 자료를 통해 “불구속 입건된 김상현 선수에 대한 구단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종 임의탈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 측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구단 이미지를 훼손시켰기에 중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김상현 선수도 구단의 임의탈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상현은 6월 16일 전북 익산시 신동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이를 본 한 여대생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경찰은 7월 4일 김상현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정작 구단은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구단이 안 건 7월 12일 넥센과의 홈경기를 앞둔 2시간 전이었다. 문제는 이를 현장 코칭스태프에 제때 전달하지 않은 것. 이 때문에 kt 코칭스태프는 김상현을 스타팅 멤버로 출전시켰고, 뒤늦게 소식을 듣고서 3회 이후 김상현을 경기에서 뺐다.
 
현장 개입엔 적극적이나, 현장 지원엔 적극적이지 않았던 kt 수뇌부
 
 
kt 조범현 감독(사진=kt)
kt 조범현 감독(사진=kt)
 
 
kt의 각종 사고는 ‘김상현 사건’만이 아니다. 장성우, 장시환, 오정복 등이 각종 사건에 연루돼 구단 안팎의 징계를 받았고, 현재까지 장성우는 1군 무대에 서지 못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어째서 kt에서만 유독 대형 사건, 사고가 속출하는 것일까. 창단 3년째인 막내 팀에서 이토록 많은 추문이 벌어지는 건 왜일까.
 
야구계는 “kt는 선수들의 사건, 사고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 또한 그리 정상적이지 않다”며 “윗물부터 정화해야 아랫물이 깨끗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게 무슨 뜻일까.
 
kt가 여론의 비난을 받은 건 김상현 사건을 알고도 이를 즉시 현장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 통에 김상현을 스타팅 멤버로 내세운 kt 코칭스태프는 비난에 직면했다. 그 중심엔 김진훈 kt 단장이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단장님이 넥센전을 앞두고 김상현을 만나 ‘사건’과 관련한 면담을 한 건 맞다”며 “원체 확인할 게 많아 즉시 현장에 김상현 사건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확인할 게 많아도 경기를 앞둔 현장에 빠르게 언질을 줬어야 한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김 단장은 지난해 김상현에게 묘한 말을 했었다. “내가 널 타율 3할 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한 선수는 “선수들은 다 아는 소리”라며 “덕담일 수도 있지만, ‘내 말만 들으면 3할 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소리가 베테랑 타자 입장에선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단장은 여기저기서 ‘현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소릴 들을 만큼 자기 목소릴 낸 이였다. kt 모 선수가 올 시즌 초 “우리 단장님이 지금 감독하셔도 될 거 같은데요”하고 말한 건 그냥 지나칠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 그만큼 김 단장은 부정적으로 말하면 ‘현장 개입이 지나친 단장’이었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현장을 누구보다 걱정하는 단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야구판에 뛰어든 건 2014년 3월 19일부터였다. 그 전까지 김 단장은 kt 대구고객본부장이었다. 이제 야구계에 투신한 지 3시즌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김 단장은 구단에서 막강한 존재로 부상했고, 그 존재감은 현장엔 때론 ‘통곡의 벽’으로 비쳤다.
 
문제는 김 단장이 현장 개입에 적극적이란 소릴 들으면서도 현장 지원에선 ‘적극적’이란 소릴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 구단 관계자와 kt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kt 모그룹에서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잡으라’며 충분한 실탄을 주려 했다. 하지만, 구단 수뇌부가 ‘유한준 정도면 된다’고 고사해 결국 FA 선수를 한 명만 잡았다”며 “이 바람에 kt에 오려고 준비를 다 끝냈던 수준급 야수 영입이 ‘없던 일’로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야구계에서 “신생팀은 창단 감독에게 최소 5년은 맡겨야 한다. NC가 좋은 예”라며 조언할 때도 김 단장은 조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에 입을 닫아왔다. 그 때문에 야구계에선 “김 단장이 의중에 둔 인물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 감독은 말을 아껴왔다. “내 역할만 잘하면 된다”며 오히려 “단장님은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려 노력하신다”고 김 단장을 옹호했다.
 
2년 사이 터진 kt의 각종 사건, 사고는 kt 구단의 후진적이고, 독단적인 구단 운영에서 비롯된 예견된 참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상현 사건을 보고받고도 곧바로 현장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건 구단 수뇌부의 미숙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래 놓고 이번 역시 조 감독이 전면에 나서 사건을 해결해주길 바랄지 모른다.
 
창단 3년 동안 4명의 사장이 바뀐 kt 위즈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kt는 창단 3년 동안 무려 4명의 사장을 교체한 구단이라는 사실이다. 초대 권사일 사장부터 김영수 사장, 김준교 사장까지 이름이 알려진 이만 3명이다. 여기다 10여 일간 사장직을 수행하다가 무슨 영문인지 정식 선임이 나지 않은 이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이다. 창단 팀 사장이 이렇듯 자주 바뀌는 이유를 kt는 설명한 바 없다. 중요한 건 구단 대표가 이렇듯 자주 바뀌면서 팀의 정체성과 비전 역시도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kt가 10구단 주체로 선정됐을 때 초대 사장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모그룹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창단 첫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구단 직원들이 모그룹으로부터 들은 말은 “뭐하러 돈 많이 드는 미국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느냐”는 핀잔이었다. kt 선수들은 창단 첫 스프링캠프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기 바빴다.
 
LG 야구단 사장을 역임한 김영수 사장이 선임됐을 땐 그나마 기대가 컸다. 야구산업과 구단 시스템을 잘 아는 구단 대표라, 모그룹 지원을 확실히 끌어오리라 기대했다. 모그룹의 야구단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월 미국 투산에서 진행된 kt 스프링캠프에서 김 사장을 만났을 때 그는 기자에게 “모그룹의 야구단 관심이 여전히 높다”며 “다 잘 될 것”이란 덕담을 들려줬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하고서 일주일도 안 돼 돌연 퇴임했다.
 
kt 모그룹 회장이 “(그룹 내)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새로 부임한 사장은 프로스포츠계완 무관한 이였다. 재미난 건 이때 kt가 내세운 새 사장 선임의 변이었다. kt는 “신임 김준교 사장이 중앙대에서 부총장을 맡던 시절 야구, 축구, 농구 등 중앙대 스포츠팀의 육성을 이끈 주인공”이라며 “여기다 김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이기도 해 kt 스포츠단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향상시킬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하고 심드렁한 표정을 짓던 한 구단 운영팀장의 이야기가 지금도 귀에 선하다.
 
“한마디로 kt 모그룹 윗분들의 눈엔 프로스포츠단과 대학교 스포츠단이 동급으로 보인다는 뜻이에요. ‘프로’와 ‘아마’의 차이보단 다 같은 ‘스포츠’라고 보는 거죠. 그런 시각엔 ‘프로스포츠가 뭐 별 거 있나’하는 안이한 의식이 숨어 있게 마련입니다. 한 해 프로야구단이 200억 원에서 350억 원 사이를 쓰는데요. 만약 kt 계열사 가운데 그 정도 돈을 쓰는 IT 계열사가 있다고 치죠. 그런 계열사에도 이런 식의 대표 선임을 할까요? 아마 안 할겁니다. 당장 ‘비전문가가 어딜 감히’하며 반발할 거에요.”
 
kt 선수단의 각종 사건, 사고는 윗물부터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선수단 기강을 바로잡으려면 윗물부터 정화해야 한다. 이참에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구단 운영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아랫물의 정화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박동희 기자 dhp1225@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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