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휴대폰출고가, 해지 위약금 눈덩이 – 아이티투데이

– 감가상각 없는 이상한 제품 ‘스마트폰’

[아이티투데이 선민규 기자] 모든 물건은 시간에 비례해 가치가 떨어진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의 수요가 줄고, 수요가 주는 만큼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다. 하지만 이상한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가격이 요지부동이다. 주인공은 스마트폰 단말기다.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기의 가격은 시간이 지나도 인하되는 경우가 드물다. 가격 인하에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말기 제조사는 스마트폰을 생산해 통신사에 판매한다. 통신사는 제조사로부터 구입한 스마트폰에 ‘공시 지원금’을 덧붙여 판매 한다.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재고가 많아질 경우 이통사는 가격인하를 통해 판매를 촉진하고 싶다. 하지만 스마트폰 제조사는 달갑지 않다. 제조사는 재고에 대한 책임이 없고, 출고가를 낮출 경우 낮아진 금액만큼 제조사가 이통사에 차액을 지급해야하는 등 복잡한 절차 때문이다.

출고가 인하가 어려울 경우, 통신사는 공시지원금을 늘리는 방법을 통해 스마트폰의 실구매가격을 하락 시켜 판매 촉진에 나선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 따르면 새롭게 출시된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은 33만원을 넘길 수 없지만, 출시된 지 15개월 이상 된 스마트폰은 공시지원금의 상한을 적용받지 않도록 규정했다. 사실상 재고로 남은 오래된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가 원하는 만큼 공시지원금을 적용해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구매 가격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출고가를 인하하던지, 공시지원금 인상하던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출고가 유지, 공시지원금 인상’ 이라는 작은 날개 짓은 스마트폰 중도해지 시 ‘위약금 폭풍’으로 다가온다.

  
 

■ 스마트폰 약정 기간 중 중도해지…감가상각 없는 ‘위약금 폭탄’

스마트폰을 구매 시 약정했던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 하는 경우 소비자는 통신사에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중도해지 위약금은 요금의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한 경우와 공시지원금을 선택한 경우 2가지로 나뉘는데, 공시지원금을 선택한 경우 지급받은 공시지원금에 비례해 위약금이 늘어난다.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은 “출시된 지 오래된 단말기를 구매했지만 중도해지를 할 경우에는 신제품 스마트폰을 구매한 것 보다 더 많은 위약금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며 “지원금은 그대로 두고 단말기 출고가가 내려간다면 소비자의 위약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할부로 구매한 스마트폰을 중도해지 하는 경우, 소비자는 남은 할부금과 위약금을 지불하게 된다. 할부금은 내가 구매한 물건에 대한 대가이므로 차치 하더라도, 위약금은 공시지원금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바 많은 금액을 공지지원금으로 받는 구형 단말기 일수록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도해지 시 소비자가 감당해야할 부담을 통신사 별로 나눠 살펴보면, LG유플러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LG유플러스는 위약금 상한제를 도입, 15개월 이상 된 단말기를 구매한 경우 단말기 가격에 따라 위약금을 줄여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만 하다.

미래부는 지난해 이동통신 3사에게 중도해지 위약금 상한제 도입을 권고했다. 하지만 실제로 실핸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 뿐, SK텔레콤과 KT는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이통사의 입장에서는 중도해지 위약금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기존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반기지 않을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윤 국장은 “이동통신 3사에게 모두 위약금 상한제를 도입하도록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취지에 따르면 (이통사가)위약금 상한제를 시행할 의무는 없다”며 “중도해지가 고객의 귀책사유로 발생하는 만큼 지원금도 주고 단말기 위약금도 면제해주는 것은 이중혜택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출고가 인하에 대한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며 “출고가 인하는 제조사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선민규 기자 sun@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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