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르재단 후원금 출연 논란 – 미디어어스

KT, 후원금 출연 결정 후 이사회 상정…이사회는 거수기?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들의 기부금 출연 과정에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르재단에 대한 KT의 후원금 출연이 이사회 규정을 어기면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사회 안건 상정 시기와 후원금 출연 결정 시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창규 KT회장이 가상현실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미르재단에 11억 원의 후원금을 출연했는데, 이사회 결의 없이 이를 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KT 이사회 규정 제8조 14항에 따르면 10억 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는 반드시 이사회를 개최해 결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사회 결의 없이 KT가 기부금 출연을 결정했는지 여부인데, KT는 “이사회를 열어 출연을 의결했으며 사업보고서에도 이사회를 연 사실이 기재돼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KT의 해명과 달리 미디어스가 KT가 작성한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후원금 출연 결정 시기와 이사회 의결 시기가 전혀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후원금 출연에 대한 안건을 이사회에 부의한 시기는 지난해 12월 10일이다. 그런데 KT가 미르재단에 후원금을 출연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해 10월 26일이다. 이미 출연을 결정한 상황에서 이사회 의결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KT는 “10월 26일 약정서를 작성한 것이고, 12월 10일에 이사회 의결을 한 후 후원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약정서를 작성한 것 자체가 약정의 의무를 발생시킨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은 이미 무의미한 상황이다.

또한 KT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구조조정을 할 정도로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면 KT는 더 철저히 이사회 규정에 따라 미르재단에 대한 출연이 타당한 것인지 조사하고 이사회의 의결을 거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1억 원의 후원금 출연을 결정한 셈이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이 미르재단에 후원금을 출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철 부회장이 황창규 회장에게 이 같은 사안을 지시하고, 황 회장이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미르재단에 11억 원 임의교부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KT 황창규 회장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므로 업무상 횡령이 적용될 수 있다. 게다가 이승철 부회장은 “청와대와 무관하게 자신의 기획과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공언해왔기 때문에 KT로부터 후원금 출연 과정에서 횡령을 모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공모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KT가 이사회 의결을 했다고 해명을 하는데, 이사회를 열었다고 해서 면죄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것은 미르재단 실체의 문제다. 실체를 알 수 없는 재단에 대한 후원금 출연안에 동의한 사람들도 공범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KT의 미르재단에 후원금 출연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시민사회도 나선다. 약탈경제반대행동은 KT새노조와 함께 6일 황창규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기자회견을 연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KT새노조는 “박근혜 정권 비리로 사회적 의혹이 큰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제공한 KT의 불법성을 발견해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며 “10억 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는 반드시 이사회를 개최해 결의하도록 했는데, KT는 이사회 결의 없이 미르재단에 11억을 출연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약탈경제반대행동과 KT새노조는 “이러한 사실은 KT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 이사회 활동보고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며 “KT는 이사회 결의 없이, 기업의 재산 11억 원을 미르 재단에 불법적으로 제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황창규 KT회장을 배임·횡령죄로, 이승철 부회장을 횡령에 의한 기업 재산 약탈을 모의한 공동 정범으로 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공동으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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