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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주성호 기자 =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자산금 100만원으로 재단법인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경기와 경북 등 5개 센터는 달랑 10만원으로 재단을 설립했다. 통상 재단법인은 수억원의 재산이 확보돼야 설립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9일 <뉴스1>이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등기를 확인한 결과, 경기·강원·경북·세종·제주 등 5개 센터는 재단법인 설립자산금이 10만원에 불과했다. 서울·인천·경남·전남·전북·충남·충북·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 등 12개 센터는 100만원으로 설립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된 미르재단의 설립자산금은 100억원이고, K스포츠재단은 53억원이다.

재단의 자산규모는 법에 딱히 명시된 것이 없지만 최소 5억원 이상 확보해야 허가받을 수 있다는 게 재단법인 설립업무를 대행해주는 행정사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한 행정사는 “재단법인 자산이 10만원이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허가권을 쥔 주무부처의 특혜가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센터 허가권을 쥐고 있다.

’10만원’ 혹은 ‘100만원’으로 설립된 센터들이 줄줄이 문을 열기 시작한 시점은 묘하게 ‘창조경제 민관협의회’에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합류한 이후에 집중돼 있다. 17개 센터 가운데 12곳이 2015년 3월 이후 개소했다. 안종범 전 수석은 2015년 3월 24일 대통령령으로 제정된 ‘창조경제 민관협의회’ 법이 개정되면서 논의구조에 합류했고, 이후 올초 정책조정수석으로 보직이 변경되자 법이 다시 개정되면서 협의회 멤버로 계속 참석했다. 때문에 안종범씨가 창조경제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법을 두번씩 개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경제수석이 ‘민관협의회’를 주도하면서 창조경제센터 설립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17개 센터가 순식간에 설립된 것은 예산권을 쥔 최경환 부총리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속도가 나지않던 창조경제센터가 최 부총리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협조가 순식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실 박근혜 정부 초기의 ‘창조경제’ 모델은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서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 사이트 ‘창조경제타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전국에 ‘창조경제’ 오프라인 거점으로 17개 창조경제센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센터는 공공기관이나 경제단체, 대학, 연구기관 등에 소속된 ‘기관’이나 지역 창조경제 실현이나 확산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 가운데 지정할 수 있도록 법에 돼 있다. 그런데 17개 센터는 모두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됐다. 이는 기업들이 비영리법인에 자금을 지원하면 ‘기부금’으로 처리돼 법인세를 그만큼 면세받을 수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대기업들이 17개 센터 운영비로 내놓은 돈은 700억원에 이른다.

국회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센터라는 ‘그릇’을 재단법인으로 만들어놓고 기업들을 동원해 재원을 메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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