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사설] 포스코·KT 회장 연임 도전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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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창규 KT 회장이 어제 CEO추천위원회에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추천위는 황 회장에 대한 자격 심사를 벌여 최종 추천할지 결정하고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후보 물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마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지난달 9일 이미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 CEO추천위는 검증작업 후 오는 25일 이사회 전까지 권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두 회장은 그간의 구조조정 성과에 힘입은 실적 호전을 내세워 연임에 도전했다고 한다.

 

포스코는 재무구조를 개선해 부채비율을 70%까지 낮추고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4년 만에 1조원 넘겨 ‘1조 클럽’에 복귀했다. KT는 인원 감축과 계열사 매각으로 22조원대의 부채를 17조원대로 줄이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넘겨 안정적 성장세를 일궈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여러 연루 징후로 궁지에 몰려 있다. KT는 최순실과 차은택의 인사청탁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최순실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줬다. 포스코는 계열 광고대행사인 포레카에 대한 차은택 등의 강탈 시도 때 이를 조력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청와대 요청으로 펜싱팀 창단에 16억원을 지원하려 했으나 집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는 최순실 사건에 오히려 피해자라고 반박하는가 하면, 포스코는 최씨나 주변 인물에 직접 연결된 고리도 없고 특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내세우고 있다.

공기업이었던 포스코와 KT는 각각 2000년대 초 민영화돼 주주를 맞아들였지만 이후에도 주인 없는 회사 취급을 받아 외풍에 시달렸고 비리에 얽혀 처벌된 회장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청와대나 정권 핵심부의 개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니 회장 선임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질 수도 있다. 만약 상반기에 새 정부를 맞아야 하는 변화를 감안할 때 포스코와 KT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 출발을 하는 게 조직의 발전을 위해 나을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현 회장들 스스로도 정권 교체 후 거취 압박에 시달리거나 부당한 공세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던 전임자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도 있다. CEO추천위는 지배구조가 더 이상 정치적 논란 없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고 조직의 미래에 도움 되는 길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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