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임기 한참 남았는데 ‘연임 불가론’, 왜? -러브즈뷰티

노조합의 무시한 무리한 명예퇴직 강행으로 고용의질·통신서비스 질저하 초래
경영능력도 실제보다 과대평가 돼…‘1조 클럽’ 복귀는 감원과 단통법시행 효과
 
▲ 황창규 회장

[러브즈뷰티 비즈온팀 박홍준 기자] KT에 삼성의 DNA를 심으면서 이익증대나 재무구조개선 면에서 상당한 개혁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불가론이 임기만료를 8개월 남짓 앞둔 시점에서 벌써부터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더 이상 연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KT의 새 노조를 중심으로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새 노조는 이석채 전 회장의 구원투수로 나선 황 회장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나 내부적인 평가는 외부평가와는 달리 매우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연임불가를 외치고 있다.

새 노조는 황 회장이 무엇보다 인사관리에서 실패한 것을 연임불가의 첫 번째 이유로 들었다. 삼성출신 간부들을 영입해 KT를 삼성계열사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산 적이 있는 황 회장이 KT 직원들을 노조와 합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규모로 잘라냈다고 새노조는 비판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3년 4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한 끝에 무려 8304명의 직원이 정든 직장을 떠났다. 이에 따라 당시 3만 명이 넘던 KT 직원 수는 2만3000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황 회장의 몸집 줄이기를 위한 ‘개혁태풍’의 결과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이 노조와 정상적인 합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명예퇴직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황 회장이 노조규약에 따라 새 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KT 노동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열어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측에 호의적인 노조의 의견만을 반영해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노조 전체 조합원과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대규모 감원을 한 결과 노동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는 결과가 빚어졌다.”면서 “특히 감원으로 인한 일감을 외주를 주는 바람에 통신서비스의 품질도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황 회장체제 아래서 조직의 활력은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 비해 떨어졌다고 평가하는 전·현직 직원들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무노조경영이라는 전 근대적인 경영철학이 지배하는 삼성기업 문화가 몸에 밴 탓인지 노조와 합의단계를 거치기보다는 친 기업노조와 적당수준에서 합의하고 감원을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였다는 해석도 있다. 

이에 KT 노조원 226명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조합원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새 노조 측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황 회장의 개혁성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연임불가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새 노조는 황 회장이 취임이후 재무구조건전화, 비용절감, 경쟁력강화 등을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해 일궈낸 성과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과장된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한다.

황 회장체제가 들어선 이후 영업이익이 늘어났지만 이는 그의 경영능력이라기 보다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대규모 구조조정의 결과로 자동적으로 불어난 이익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을 두고 혁신적인 경영인이고 그 결과 한 때 유동성이 말라 부도위기에 몰린 KT를 구해냈다고 평가한다. 그가 구원투수역할을 제대로 했기 때문에 위기의 KT가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년 만에 ‘1조 클럽’으로 복귀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즉 홍보실을 비롯한 KT 측근들이 황 회장의 개혁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 이런 좋은 평가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새 노조 측은 의견을 달리한다. KT가 이처럼 좋은 경영실적을 보인 것은 황 회장의 개혁성과 측면보다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과 단통법 시행으로 천문학적인 마케팅비가 줄어든 것이 수익으로 반영된 것뿐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새 노조 측의 한 관계자는 “황 회장은 기가인터넷이 큰 대세인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의 기술 인력의 말을 들어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대가 지나면서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과정일 뿐 과도하게 언론플레이 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 회장 취임 후 부쩍 늘어난 업무량과 그에 따른 직원 사망 사고가 잦은 점도 황 회장의 순탄한 연임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황 회장은 연내 기가인터넷 가입자 200만 달성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일일개통건수나 주말 개통량도 대폭 높이는 바람에 많은 종업원들이 업무과중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새 노조 측은 주장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심리적 압박과 과중한 업무가 지속적으로 사망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KT 노동인권센터가 공개한 자료(계열사 및 퇴직자 포함)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총 77명(재직 중 사망자 29명, 퇴직자 사망자 48명)의 직원이 세상을 떠났다.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돌연사 25명 △자살 6명 △각종 암(백혈병 포함) 33명 △기타(사고사 및 질병) 13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KT 직원 3명이 돌연사로 사망했고, 1명은 졸음운전으로 사고사 당했다.

새노조는 황 회장이 직원들과 소통이 부족한 점도 리더로서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새 노조 관계자는 “본사직원들하고 소통을 하는지 모르지만 절대 다수인 현업 직원들과는 전혀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새노조 관계자는 또 “전임인 이석채 회장은 너무 과해서 논란이 됐지만 황 회장은 아예 몸을 사리고 새로운 일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love@lovesbeau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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